통통했던 장수풍뎅이 애벌레가 어느 날부터 톱밥 위로 잘 보이지 않는다면, 드디어 곤충 키우기의 가장 흥미진진한 순간이 다가왔다는 신호입니다. 바로 애벌레가 성충이 되기 위한 자신만의 비밀 공간, ‘번데기방’을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번데기방은 단순한 흙집이 아니라,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멋진 장수풍뎅이로 무사히 변신(우화)하기 위한 생명의 요람입니다. 이 시기의 관리가 장수풍뎅이의 남은 일생을 좌우합니다.
번데기방이란 무엇일까요? (생명의 요람)
‘번데기방’은 3령 말기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기 위해 만드는 타원형의 방입니다. 애벌레는 자신의 몸을 이용해 주변의 톱밥을 꾹꾹 눌러 다지고,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섞어 방의 내벽을 단단하고 매끄럽게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방은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연약한 번데기를 보호하고, 성충이 날개를 펴고 몸을 말릴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애벌레가 아래와 같은 행동을 보인다면 곧 번데기방을 만들기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 먹이(톱밥)를 거의 먹지 않습니다.
- 몸 색깔이 노랗게 변하고 주름이 많아집니다.
- 사육통 바닥이나 벽면을 따라 정처 없이 돌아다닙니다.
가장 중요! 이 기간에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애벌레가 번데기방을 짓고 그 안에서 번데기로 변하는 약 한 달의 시간은, 사육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인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잘 있나?” 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사육통을 흔들거나, 톱밥을 파헤쳐 번데기방을 부수는 것은 **’우화부전’**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우화부전이란, 번데기나 갓 나온 성충이 제대로 변태하지 못해 날개가 구겨지거나 뿔이 휘는 등 기형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한번 발생한 우화부전은 회복될 수 없으며, 장수풍뎅이에게 평생의 고통을 안겨줍니다.
| 절대 금지 행동 | 발생할 수 있는 문제 |
|---|---|
| 사육통 흔들기, 충격 주기 | 번데기방 붕괴, 번데기 부상 |
| 톱밥 파헤치기 | 번데기방 파괴, 번데기 스트레스 및 폐사 |
| 톱밥 교체(분갈이) | 애벌레가 번데기방을 짓지 못하거나, 지어놓은 방이 파괴됨 |
응급 상황: 인공 번데기방 만들기
실수로 번데기방을 부쉈거나, 애벌레가 톱밥 표면에 번데기방을 잘못 지어 번데기가 노출되었다면 응급조치가 필요합니다. 바로 ‘인공 번데기방’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꽃꽂이에 사용하는 ‘오아시스(플로랄 폼)’를 이용하면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아시스를 번데기 크기보다 약간 더 큰 타원형으로 깊게 파낸 뒤, 번데기를 조심스럽게 옮겨줍니다. 이때 번데기의 머리가 위로 향하도록 방향을 잘 맞춰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완성된 인공 번데기방은 원래의 사육통 톱밥 위에 올려두고, 마르지 않도록 주변에 가끔 분무를 해주며 성충이 나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장수풍뎅이 번데기방 핵심 요약
자주 묻는 질문
장수풍뎅이의 번데기 시기는 사육자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기간입니다. 호기심을 참고 묵묵히 기다려준 당신의 배려에, 장수풍뎅이는 곧 멋진 뿔과 단단한 갑옷을 갖춘 완벽한 모습으로 보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