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습한 숲이나 시골집 근처에서 마주칠 수 있는 크고 위협적인 절지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왕지네’입니다. 수십 개의 다리로 꿈틀거리며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을 돋게 하죠. 하지만 이 왕지네는 누군가에게는 혐오스러운 해충인 동시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매력을 가진 ‘특수 반려동물’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처럼 극단적인 두 얼굴을 가진 왕지네의 모든 것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왕지네는 어떤 생물일까? (특징)
왕지네(*Scolopendra subspinipes mutilans*)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가장 큰 지네의 한 종류입니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15cm를 훌쩍 넘기며, 때로는 20cm에 달하는 거대한 개체도 발견됩니다. 붉은 머리와 짙은 갈색 몸, 그리고 노란색의 다리가 특징이며, 모든 마디마다 한 쌍의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야행성 포식자인 왕지네는 주로 밤에 활동하며, 곤충, 거미, 작은 도마뱀 등 자신보다 작은 거의 모든 생물을 사냥합니다. 매우 빠르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사육 시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매니아를 위한 사육법 (키우기)
왕지네는 독특한 매력으로 인해 특수 반려동물로 사육되기도 합니다.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이들의 습성에 맞는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항목 | 필수 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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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장 | 탈출을 막기 위한 뚜껑이 완벽하게 닫히는 채집통이나 테라리움. 환기는 필수. |
바닥재 | 습도 유지가 용이하고, 지네가 파고들 수 있는 코코피트나 바크를 10cm 이상 깊게 깔아줍니다. |
온도/습도 | 24~28℃의 따뜻한 온도와 70~80%의 높은 습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주기적인 분무는 필수. |
먹이 | 귀뚜라미, 밀웜 등 살아있는 곤충을 주 1~2회 급여합니다. 성체는 핑키(갓 태어난 쥐)를 먹기도 합니다. |
가장 중요! 독과 물렸을 때 대처법
왕지네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독’에 대한 이해와 안전입니다. 왕지네는 입으로 무는 것이 아니라, 머리 바로 아래에 위치한 한 쌍의 ‘독 어금니(Forcipules)’를 이용해 독을 주입합니다.
왕지네의 독은 사람에게 치명적일 확률은 낮지만, 벌에 쏘인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극심한 통증과 부종, 염증**을 유발합니다. 특히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이 있는 사람이나 노약자에게는 더욱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절대 맨손으로 만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 흥분하지 말고 안정 취하기: 몸을 많이 움직이면 독이 더 빨리 퍼질 수 있습니다.
- 흐르는 물과 비누로 상처 씻기: 2차 감염을 예방합니다.
- 냉찜질하기: 물린 부위를 차갑게 유지하여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힙니다.
- 즉시 병원 방문하기: 가장 중요합니다. 병원에 방문하여 파상풍 주사나 항히스타민제, 진통제 등을 처방받아야 합니다. 민간요법(된장, 소주 등)은 상처를 악화시킬 뿐이니 절대 시도해서는 안 됩니다.
왕지네 핵심 요약
자주 묻는 질문
왕지네는 강력한 독과 위협적인 외모로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생태계의 중요한 포식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경이로운 생명체입니다. 사육을 생각한다면 그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철저한 준비를, 야생에서 마주친다면 그 영역을 존중하고 조용히 피해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