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 있는 강아지가 평소와 달리 얕고 빠르게 숨을 쉬거나, 심지어 헥헥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나요?
이게 단순히 깊은 잠에 빠져 꿈을 꾸는 것인지, 혹은 어디가 아파서 고통스러운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늦은 밤이라면 지금 당장 응급실에 달려가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아 가슴이 철렁했을 겁니다.
이 글은 보호자님이 ‘정상적인 수면 호흡’과 병원에 가야 하는 ‘위험 신호’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해드리겠습니다.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정상 vs 응급 3분 구분법
가장 불안하신 지금, 이 두 가지 경우부터 명확히 구분해야합니다.


1. 정상적인 경우 (꿈 / REM 수면)
강아지도 사람처럼 얕은 잠(REM 수면) 단계에서 꿈을 꿉니다. 이때는 숨이 일시적으로 가빠질 수 있습니다.
- 호흡이 가빠지는 것이 몇 분 내로 잦아들고 다시 편안한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 숨을 쉴 때 눈동자가 떨리거나, 다리나 꼬리를 움찔거리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쫓는 듯한 모습)
- 몸 전체는 힘이 빠진 이완된 상태입니다.
이런 모습은 특히 어린 강아지에게서 매우 흔하게 나타납니다.
2. 위험한 응급 상황 5가지 신호
만약 아래 5가지 신호 중 단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이는 ‘꿈’이 아닌 ‘질병’의 신호입니다.
-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멈추지 않고 ‘지속’됩니다. (꿈과 가장 큰 차이)
- 잠을 자면서 ‘헥헥’거립니다.
- 매우 위험한 신호입니다. 강아지는 더워서 헥헥거릴 수는 있지만, 깊이 잠든 상태에서 혀를 내밀고 헥헥대는 것은 절대 정상이 아닙니다.
- 잇몸이나 혓바닥이 창백하거나 하얗게, 혹은 파랗게(청색증) 변했습니다.
- 이는 몸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 호흡이 가쁜 것과 함께 ‘컹컹’, ‘켁켁’거리는 기침이나 ‘그르렁’대는 소리를 동반합니다.
- 강아지를 깨웠을 때도 호흡이 안정되지 않고, 의식이 흐릿하거나 일어나지 못하고 비틀거립니다.
위 5가지 증상 중 하나라도 보인다면, 이 글을 더 읽지 마시고 즉시 가장 가까운 24시 동물병원 응급실로 연락하고 이동하세요.
‘가쁘다’의 객관적 기준 수면 호흡수(SRR) 측정하는 법
‘가쁘다’는 느낌은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보호자님이 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판단 기준은 ‘숫자’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바로 ‘수면 호흡수(Sleeping Respiratory Rate, SRR)’를 재는 것입니다.


- 왜 재야 하나요?
감정적인 ‘불안함’이 아닌, 객관적인 ‘수치’로 아이의 상태를 판단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수치는 병원 방문 시 수의사에게도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 ‘수면 호흡수(SRR)’ 재는 가장 쉬운 방법
- 강아지가 깊이 잠들었을 때 (꿈꾸는 얕은 잠이 아닐 때) 조용히 다가갑니다.
- 강아지를 만지거나 깨우지 말고, 가슴이나 배가 오르내리는 것을 봅니다.
-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이 1회입니다.
- 휴대폰 스톱워치를 켜고, 15초 동안 숨을 몇 번 쉬는지 셉니다.
- (15초간 잰 횟수) x 4 = 1분간 호흡수(SRR)
- 분당 30회: 정상 vs 위험의 기준선
- 분당 30회 미만: 정상입니다. 대부분의 건강한 강아지는 분당 15~25회 정도의 호흡수를 보입니다.
- 분당 35회 이상: 위험 신호입니다. 만약 편안하게 자는 상태에서 측정한 SRR이 35회를 넘어 지속된다면, 이는 심장이나 폐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합니다. 즉시 동물병원에 문의해야 합니다.
연령별 주요 원인 분석
호흡이 가빠지는 원인은 나이에 따라 매우 다릅니다.


[어린 강아지]
- 주요 원인: 어린 강아지(페르소나 A)는 신진대사가 매우 활발하고, REM 수면(꿈꾸는 잠)의 비중이 높아 잘 때 자주 낑낑대거나 숨을 빨리 쉴 수 있습니다.
- 결론: 대부분 정상입니다. 응급 신호가 없고, SRR이 30회 미만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성견 / 노견]
- 원인 1. (비교적 경미) 단순 더위 또는 통증
- 실내 온도가 너무 덥거나, 관절염이나 디스크 등 만성 통증이 있어 잠을 편히 못 자는 경우 호흡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 원인 2. [가장 위험] 심장병, 폐수종, 호흡기 질환
- 이것이 노견 보호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원인입니다. 특히 심장병이 악화되어 폐에 물이 차는 ‘폐수종’이 발생하면, 강아지는 누워서 잠을 잘 때 숨쉬기가 극도로 힘들어져 호흡이 가빠집니다.
- 다음 행동: 노견의 SRR이 35회를 넘거나, 자면서 기침(켁켁거림)을 동반한다면 이는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폐수종은 응급 질환이며, ‘흉부 엑스레이’나 ‘심장 초음파 검사’ 등 동물병원의 전문적인 진단 장비를 통해서만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 수면 호흡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숨 쉴 때 ‘그르렁’ 혹은 ‘색색’거리는 소리가 나요.
‘그르렁’거리는 소리(코골이)는 퍼그, 불도그 같은 단두종에게서 흔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색색’거리는 소리(천명음)나 ‘거위 소리’ 같은 기침은 ‘기관지 협착증’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소리가 최근에 갑자기 생겼다면, 호흡기 전문 검진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2. 자면서 헥헥거리는데, 실내 온도는 몇 도가 적당한가요?
강아지가 쾌적함을 느끼는 실내 온도는 24~26도 정도입니다. 만약 실내가 너무 더워서 헥헥거리는 것이라면, 시원하게 해준 뒤 30분 정도 관찰해 보세요. 하지만 위에서 강조했듯, 깊이 잠든 상태에서의 헥헥거림은 온도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Q3. 강아지를 지금 깨워야 하나요?
정상적인 꿈(REM 수면)의 특징(움찔거림, 일시적임)을 보인다면, 굳이 깨우지 말고 편히 자게 두세요. 하지만 ‘응급 신호'(청색증, 지속적인 헐떡임, 기침 동반)가 보인다면, 즉시 부드럽게 깨워서 아이의 의식 상태를 확인하고 병원으로 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결론]
잠든 강아지의 호흡이 이상해 보여 가슴이 철렁하셨을 겁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응급 신호 5가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다음,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방법대로 ‘수면 호흡수(SRR)’를 측정해 보세요.
만약 SRR이 분당 35회를 넘거나, 응급 신호가 보이거나, 혹은 이 글을 다 읽고도 보호자님의 ‘직감’이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주저하지 마세요. ‘괜찮겠지’하고 밤을 새우는 것보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응급실에 연락하는 것이 100번 옳습니다.
여러분의 다음 행동은 더 많은 정보를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오늘 밤이 무사히 지나갔다면, 내일부터 아이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바로 일주일에 한 번, 아이의 SRR을 측정해서 건강 수첩에 기록해두는 것입니다. 평소의 ‘정상 수치'(예: 22회)를 알고 있는 것이야말로, 진짜 위기 상황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최고의 무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