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ne별 폭발위험장소 전기설비 설치요건 KOSHA·IEC 기준 정리

폭발위험 장소는 전기기기 하나의 선택 실수로도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정유, 화학, 가스 저장소 같은 산업 현장에서는 인화성 증기나 가연성 분진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전기설비는 반드시 구역별로 명확히 분류하고 방폭 기준에 맞게 설치해야 합니다.

실제로 국내 화학공장 화재 폭발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면, 방폭 기준 미준수, 전선 피복 손상, 일반 전등 사용 등 전기기기 관련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기준 및 국제 방폭 인증 제도는 ‘폭발위험 장소’라는 개념을 Zone 단위로 나누고, 각 Zone에 따라 허용되는 전기기기의 종류와 설치 방식까지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Zone 구분이 중요한 걸까요? 이는 단순히 현장을 나누기 위한 분류가 아닙니다. 각 Zone은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요구되는 전기기기의 방폭 구조와 인증 등급이 달라집니다. 이 기준을 잘못 적용하면, 아무리 비싼 방폭기기를 설치했더라도 실제 사고를 막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Zone 0, Zone 1, Zone 2 구역별 전기설비 설치 기준과 함께 KOSHA 및 국제 방폭 인증 체계를 기준으로 한 실제 적용 사례와 실무 팁을 서술형 중심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폭발위험 지역 구분(Zone 0, 1, 2)의 의미

폭발위험 장소는 공기 중에 인화성 가스, 증기, 분진 등이 존재해 점화원이 있을 경우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이 공간은 ‘존재 가능성’의 강도에 따라 Zone 0, Zone 1, Zone 2로 나뉩니다.

• Zone 0: 인화성 가스나 증기가 연속적 또는 장시간 존재하는 공간. 예: 탱크 내부, 반응기 내부
• Zone 1: 정상 운전 시 유증기·가스가 존재할 수 있는 공간. 예: 가스 밸브 주위, 탱크 상부
• Zone 2: 평상시에는 없지만, 이상 상황에서 잠깐 존재할 수 있는 공간. 예: 저장탱크 외곽, 배출구 주변

Zone은 흔히 평면적으로 나누는 개념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3차원 공간입니다. 특히 Zone 0과 1의 경우, 고점도 액체나 기화 속도가 빠른 휘발성 물질이 존재한다면 예상보다 더 넓은 범위로 지정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분진이 포함된 폭발위험 장소는 별도로 ‘Zone 20, 21, 22’로 나뉘며, 이 역시 구분 기준과 요구 장비가 다릅니다. 본 글에서는 가스·증기 폭발을 중심으로 정리하지만, 분진 구역을 함께 다루는 경우 추가 기준 확인이 필수입니다.

요약 정리

• Zone 0: 항상 또는 장시간 폭발 위험이 존재 → 최고 등급 방폭 필요
• Zone 1: 평상시에도 존재 가능 → 중간 등급 방폭 요구
• Zone 2: 이상 상황에만 발생 →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 적용

2. 전기기기 설치 기준과 방폭 인증 이해

각 Zone에 설치되는 전기기기는 해당 구역의 위험성에 맞춰 방폭 등급이 결정됩니다. 방폭기기에는 Ex 마크가 부착되며, 국내에서는 KOSHA 인증, 해외에서는 IECEx, ATEX 인증 기준이 널리 사용됩니다.

국내 작업장에서 가장 많이 혼동되는 부분은 ‘인증서가 있으니 설치해도 된다’는 인식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해당 인증이 어느 Zone에 대한 것인지, 가스 또는 분진 구역 중 어디에 적용되는지, 온도 등급은 적절한지까지 모두 확인해야 합니다.

방폭기기의 방폭 구조는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 Ex d (내압 방폭): 전기기기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도 외부로 확산되지 않도록 외함으로 차단
• Ex e (안전증 방폭): 정상 사용 중 아크나 고온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
• Ex ia/ib (본질안전 방폭): 회로 자체에 점화 에너지가 없도록 제한

Zone별 허용 등급은 다음과 같습니다

• Zone 0: Ex ia 구조만 허용 (본질안전 2중 보호 필요)
• Zone 1: Ex d, Ex e, Ex ib 등 다양한 방폭 구조 허용
• Zone 2: 방폭 외함이 상대적으로 약해도 허용 가능 (Ex n 등)

이와 함께 Ex 기호 옆에는 온도 등급(T1~T6), 가스군(Group IIA, IIB 등), 설치 인증번호, 국가 코드 등이 함께 기재됩니다. 이 정보 하나하나가 설비와 현장 조건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는 열쇠가 됩니다.

요약 정리

• 방폭기기는 Ex 마크, 구조 방식, 설치 구역에 따라 구분됨
• Zone 0은 Ex ia(최고 수준), Zone 1은 Ex d/e/ib, Zone 2는 Ex n 등 허용
• KOSHA·IECEx·ATEX 인증 모두 구역 적용성 확인 필수

3. 설치 시 주요 고려사항과 위반 사례

방폭 전기설비는 단순히 인증 제품을 설치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설치 방식과 주변 환경 고려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방폭등을 설치해도 케이블이 노출되거나 접지 상태가 불량하면 전체 시스템이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주요 고려사항

• 접지 및 배선: 금속 외함은 반드시 접지, 케이블 덕트 내부도 화재 방지 구조 필요
• 케이블 관통부: 실링 처리 불량 시 가스 유입 가능
• 배관 연결부: 방폭 기기 간 연결 시 커넥터도 방폭 인증 필요
• 온도 등급: 표면 온도가 폭발점 이하로 유지되도록 제품 선택

위반 사례

• 일반 형광등을 Zone 1에 설치 → 점검 시 철거 및 과태료 부과
• 인증 제품이지만, 배선공사가 불량하여 방폭 기능 무력화
• 가스 Zone 기준으로 방폭등 설치했으나, 분진 Zone임이 뒤늦게 확인됨

또한 설치 후 구조 변경이 있었음에도 재검토 없이 기존 기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 인증 조건에서 벗어나게 되어 법 위반이 됩니다. 구조 변경 시에는 반드시 방폭 기준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요약 정리

• 설치 시 배선, 접지, 관통부, 온도 등급까지 세부 사항 확인 필수
• 방폭 인증만으로는 불충분, 설치 상태에 따라 기능이 무력화될 수 있음
• 가스·분진 구역 구분 정확히 하고, 구조 부적합 사례 주의해야 함

4. 설치 후 점검 및 유지관리 요건

방폭기기는 설치 후에도 지속적인 점검과 유지관리가 필요합니다. 외함 손상, 도장 벗겨짐, 실링제 마모 등은 내부로 점화원이 노출되는 직접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점검 시 유의할 사항

• 외함에 충격 흔적, 부식, 개방 흔적이 없는지 확인
• 케이블 연결부에서 가스가 유입될 틈이 없는지 확인
• 방폭등 점등 시 깜빡임, 과열 현상 등 이상 유무 확인
• 점검 결과는 반드시 사진과 함께 기록

법적 요구사항

• 연 1회 이상 방폭설비 점검 의무
• KOSHA CODE E-91-2015에 따라 설치기록, 도면, 인증서류 보관 필요
• 점검 미이행 시 과태료 부과(최대 500만 원) 및 반복 위반 시 사용중지 명령 가능

방폭 설비의 유지관리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점검 주기’보다는 ‘실질적 관리’입니다. 단순히 점검표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 이상 징후나 구조 손상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또한 이상 발견 시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점검자와 관리 책임자의 소통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요약 정리

• 방폭기기는 설치 후에도 정기점검으로 기능 유지 필요
• 점검항목: 외함, 배선, 작동 상태, 이상 유무 확인
• 연 1회 이상 점검 필수, 미이행 시 과태료 및 행정처분 가능

결론

폭발위험 장소에서의 전기설비 설치는 단순한 기술적 작업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설계 행위입니다. Zone별 위험성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방폭 등급 및 설치 조건을 제대로 적용한다면 대부분의 사고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방폭 제품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인증 마크만 보지 말고, 해당 구역에 맞는 구조 방식과 설치 방식이 일치하는지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설비 하나의 선택이 전체 사업장의 안전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설치만 잘하면 된다”는 안일한 인식보다는, 설치 전의 구역 분석, 설치 중의 정밀 시공, 설치 후의 정기점검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안전관리 사이클로 이어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