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 작은 바다, 20큐브 어항의 매력과 치명적인 함정. ‘데스크테리어’의 끝판왕, 20큐브 어항. 하지만 작다고 해서 결코 쉽다는 뜻은 아닙니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실패하는 20큐브 어항의 숨겨진 어려움과, 실패 없이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생물 선택 및 필수 장비 세팅법을 알려드립니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20cm인 정육면체 어항, ’20큐브’. 작은 공간에도 부담 없이 놓을 수 있고,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재미가 있어 물생활 입문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어항 중 하나입니다. 책상 위에 올려두고 ‘물멍’을 즐기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죠. 하지만 이 작은 어항의 매력에 이끌려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연이은 실패에 물생활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작지만 어려운 이유: 수질과 수온의 롤러코스터
20큐브 어항 사육의 핵심은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큐브 어항은 모든 어항 사이즈 중 가장 ‘불안정한’ 환경입니다.
⚠️ 초보자의 가장 큰 착각: “작은 어항은 관리가 쉬울 것이다.”
정반대입니다. 어항은 **클수록 관리가 쉽습니다.** 물의 총량이 많을수록 외부 변화에 둔감하기 때문입니다. 20큐브(총 물량 약 8L)처럼 물의 양이 적은 어항은 아래와 같은 치명적인 단점을 가집니다.
정반대입니다. 어항은 **클수록 관리가 쉽습니다.** 물의 총량이 많을수록 외부 변화에 둔감하기 때문입니다. 20큐브(총 물량 약 8L)처럼 물의 양이 적은 어항은 아래와 같은 치명적인 단점을 가집니다.
- 수질 스윙: 사료 한두 알, 배설물 약간에도 물속의 암모니아 수치가 급등하여 물이 깨지기 쉽습니다.
- 수온 스윙: 실내 온도의 작은 변화에도 수온이 쉽게 오르내려 생물에게 큰 스트레스를 줍니다.
즉, 20큐브 어항은 아주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예민한 환경이므로, 더욱 신중한 생물 선택과 장비 구성이 필요합니다.
이 작은 왕국에 누가 살 수 있을까? (생물 추천)
이 작은 공간을 행복하게 채워 줄 수 있는 생물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적게, 그리고 작게’가 핵심 원칙입니다.
추천 생물 | 특징 및 주의사항 |
---|---|
베타 (1마리) | 20큐브 어항의 가장 이상적인 주인. 넓은 유영 공간이 필요 없고 단독 사육이 원칙이라 20큐브 환경에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
관상용 새우 | 체리새우, 노랭이새우 등 생이새우 계열 10마리 내외로 시작하여 작은 새우 왕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주의) 구피, 네온테트라 |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활동량이 많은 구피와 군영하는 테트라에게 20큐브는 너무 좁은 감옥과 같습니다. 번식이라도 시작하면 수질 악화로 이어집니다. |
실패 없는 20큐브 세팅의 정석
불안정한 환경을 보완하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장비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 20큐브 필수 장비 리스트
- 여과기: ‘미니 스펀지 여과기’가 정답입니다. 부드러운 수류를 만들어 베타와 새우에게 가장 이상적이며, 충분한 생물학적 여과 능력을 제공합니다.
- 히터: 수온 스윙을 막기 위한 ‘소용량 자동온도조절 히터’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25W 내외의 제품을 추천합니다.
- 바닥재 및 장식: 샌드나 소일을 2~3cm 깔아주고, 새우나 베타가 쉴 수 있는 수초(모스 등)와 작은 은신처를 마련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20큐브 어항 핵심 요약
단점: 예쁘지만, 물의 양이 적어 수질/수온 관리가 매우 어려움. 초보에겐 오히려 비추천.
추천 생물:
베타 1마리 또는 생이새우 소수
비추천 생물: 구피, 코리도라스, 테트라 등 활동량 많고 번식하는 어종은 부적합.
필수 장비: 부드러운 수류의 ‘미니 스펀지 여과기’ + ‘자동온도조절 히터’는 필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큐브 어항에 구피 1~2마리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
A: 한두 마리는 가능할 수 있지만, 구피는 번식을 시작하면 순식간에 개체 수가 불어납니다. 늘어난 치어들이 배출하는 배설물은 20큐브의 작은 물 양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질오염을 유발합니다. 따라서 번식 가능성이 있는 구피는 최소 1자반(45cm) 이상의 어항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Q: 20큐브 환수는 얼마나 자주 해야 하나요?
A: 물의 양이 적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환수하기보다는 적은 양을 더 자주 해주는 것이 수질 안정성에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2주에 한 번 50%를 환수하는 것보다, 일주일에 2번 20%씩 환수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Q: 히터 없이 키워도 된다는 글을 봤어요.
A: 베타나 새우는 생명력이 강해 히터 없이도 ‘살아남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하게 ‘살아가기’는 어렵습니다. 밤낮의 온도 변화는 이 작은 생물들에게 큰 스트레스이며, 면역력을 떨어뜨려 질병에 취약하게 만듭니다. 안정적인 온도를 위한 히터는 필수적인 투자입니다.
20큐브 어항은 분명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작기 때문에 쉽다’는 오해를 버리고, ‘작기 때문에 더 섬세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당신의 책상 위 작은 바다는 분명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답할 것입니다.